※라이프점프는 한국외대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매거진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매거진 기자단은 서울시와 한국외대 스타트업 기업 대표들을 인터뷰하고 창업 스토리를 소개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그거 되겠어?’라고 했던 것들이 될 때 가장 뿌듯해요. 자기의 주관을 밀고 나가서 증명하는 게 바로 사업 아닐까요.”
지난해 8월 한국외대 동문과 함께 인삼 제품 기업 ‘그리닝’을 창업한 김기현 그리닝 대표의 이야기다. 그리닝은 초록색을 뜻하는 영어 ‘그린(Green)’과 한국어 ‘그리다’에 현재진행형 ing를 붙여 만든 이름이다. ‘세상을 푸르게 만들겠다’는 브랜드 가치와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우리가 직접 세상을 그리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그리닝은 최근 인삼 특유의 쓴맛과 텁텁함을 싫어하는 20~30대를 겨냥해 복숭아 맛의 홍삼 스틱 ‘프루티삼’을 출시했다. 기존 홍삼 계열 건강식품들이 구체적인 효능을 콕 집어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착안, 피로회복에 좋은 원료들을 배합했다. 김 대표는 “프루티삼은 피로회복에 좋은 아르지닌과 테아닌, 아미노산 계열을 홍삼과 결합했다”며 “‘눈에는 루테인이 좋다’라고 바로 떠올리는 것처럼 ‘피로회복에는 프루티삼이 좋다’고 떠올리게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프루티삼’에 든 홍삼의 사포닌 성분은 항산화 작용을 해 면역력 개선과 장내 독성물질 배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탈리아어를 전공한 김 대표는 식품 공학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전문가를 찾아 발로 뛰며 배웠다. 그는 “인삼 농축까지는 혼자 해볼만 했지만 길고 어려운 이름을 가진 원료들을 어떻게 배합하는지, 제품에는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지 하나도 몰랐다”며 “국내 유명 홍삼제조업체에서 은퇴한 전문가를 만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을 통해 그는 프루티삼의 작용 효율을 높이는 특허 신기술도 확보했다. 그는 ‘인삼은 그래도 쓴맛이어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에도 쓰지 않고 맛있게 만드는 과정이 모험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외대와 시립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MVP 테스트에서 젊은 사람들은 쓰면 안 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를 고려해 어떻게 맛을 낼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여전히 인삼의 이미지가 ‘한방’, ‘부모님 선물’, ‘향이 세고 쓴 약재’ 등 무겁고 예스럽다고 생각한다. 인삼을 말린 홍삼의 이미지도 마찬가지다. 화장품 원료로도 널리 쓰이지만 여전히 젊은 세대에게는 ‘부모님 화장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러한 인식에도 2030에게 인삼을 제시한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인삼은 건강에도 좋지만 피부 진정, 아토피 개선에도 효과가 입증됐다”며 “2030을 위한 식품뿐만 아니라 피부 건강, 바디케어 등 더 많은 솔루션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무거운 이미지 때문에 인삼 수요가 줄면서 마침 단가도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다른 원료들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김 대표의 고향은 인삼으로 유명한 충청남도 금산이기도 하다. 금산에서 자란 김 대표는 군 전역 후 ‘점점 잊혀져 가는 고향을 다시 알리고 지역사회를 돕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 그는 “특히 젊은 분들은 금산이 어디인지 잘 모른다"며 "고향을 알리고 지역사회에도 기여하고 싶어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조만간 코스메틱 분야로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내년 1월 히알루론산과 콜라겐이 함유된 바디 케어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는 “아토피에 효능이 있는 인삼 가수분해 추출물은 바디워시나 핸드워시로, 진세노사이드가 함유된 홍삼 찌꺼기(홍삼박)는 바디스크럽 제품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인삼을 전면에 내세우는 마케팅보다는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콘셉트나 콘텐츠를 접목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스타트업매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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