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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인으로 30년 할 수 있는 게 없다?”, 나이 탓 그만

카밀라 카벤디시 작가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기대 수명 증가로 중년 늘어나 ‘젊은 노인’ 단계 생겨
나이로 자신을 규정 지어서는 안돼, 나이 들수록 ‘관계’ 중요해

  • 정혜선 기자
  • 2021-06-17 13:38:08
“노인으로 30년 할 수 있는 게 없다?”, 나이 탓 그만
이미지=시크릿하우스

‘마흔이면 불혹으로 세상에 미혹됨이 없어야 한다.’ 유교 경전인 논어에 나오는 나이와 관련된 유명한 구절이다. 우리는 태어나 살면서 나이와 관련된 말을 많이 듣는다. 다섯 살에는 한 발로 뛸 줄 알아야 하고 여덟 살에는 구구단쯤은 눈감고 외워야 하며 스무 살에는 용돈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서는 나잇값을 하고 살아야 부끄럽지 않다는 말을 듣는다. 그렇게 나이에 갇혀 살다 보니 행동의 규제를 받는 경우가 왕왕 있다. 아니 많다. 기대 수명의 증가로 노년의 삶이 늘어났음에도 즐겁지 않은 이유가 ‘나이 들어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고정관념 때문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작가 카밀라 카벤디시는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라는 책을 통해 나이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나이는 같아도 사람마다 누리는 ‘엑스트라 타임(Extra Time, 이간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얻게 된 인생의 추가 시간)’의 양과 그것의 가치가 사람마다 다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나이에 대한 편견 때문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실제로 중년의 삶을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는 이들이 있는 반면,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모르는 중년도 있다. 이 책은 나이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바꾸는 게 왜 중요한지, 관점이 바뀌었을 때 우리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 말해준다.



길어진 인생의 후반기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경력 시간표를 다시 작성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30대에 죽어라 일하고, 40대에 성공하고, 50대에 최정상에 오를 것이라는 것이 여전히 가장 보편적인 가정이다. 하지만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첫째, 할 일을 너무 많이 남겨둔 상태에서 50대에 성장을 멈추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그것은 우리 경력에서 가장 열정적인 시간을 ‘자녀 양육’이라고 표시된 시기에 쑤셔 넣는 것이기 때문이다. - 본문 154페이지 中-



저자의 부모님 역시 여느 중년과 마찬가지로 나이에 갇혀 지냈다고 한다. 아버지는 늙어가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해 인생을 일찍 단축했으며, 어머니는 비서라는 직업을 잃거나 이혼 후에 주택 담보 대출금을 갚지 못할까 두려워 72세까지 자신의 나이를 속였다. 회사가 마련한 연금 제도 가입은 꿈도 못 꾼 채 말이다. 저자는 그런 부모님을 지켜보며, 나이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고 진정한 엑스트라 타임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책을 쓰기 위해 자료를 모으던 중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알게 됐다고 한다. 바로 부유층, 빈곤층, 고학력자와 저학력자의 인생 후반이 급격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건강한 식단과 꾸준한 운동, 노화에 대비한 자기관리에 능숙한 부유층과 높은 교육 수준으로 자기 통제에 탁월한 고학력자들이 ‘젊은 노인’ 단계를 밟으며 건강하게 인생의 후반기를 준비한다면,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은 미숙련 업무에 종사하는 빈공층과 저학력자들은 자신의 엑스트라 타임의 대부분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늙은 노인’으로 지내게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으면 소득과 교육의 격차에 따라 인생 후반의 질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로 결론 지을 수 있지만, 다행히 반전이 있다. 건강한 생활 방식을 추구하겠다는 개인의 의지와 노력이 지금의 소득이나 교육의 정도보다 인생 후반의 질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따라서 ‘인간은 나이가 들고, 나이가 들면 쇠약해진다’는 식의 운명론에 빠지지 말고 건강한 생활 방식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뇌세포를 더 오래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것을 배움으로써 새로 생성된 뇌세포를 뇌의 기능 회로에 통합하는 것이다. 운동이 필수적이지만 신체적 활동의 결합, 상호작용에서 얻는 즐거움, 새로운 장난감을 익히고 새로운 환경을 탐험하는 데서 오는 자극에 무언가 심오한 내용이 깃들어 있다. 간단히 결론을 내리면, 우리가 틀에 박힌 생활을 하면 뇌는 영양이 부족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 본문 182페이지 中-



저자는 나이 드는 것을 미리부터 두려워하거나 삶의 종착지로 연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사회 즉 정부, 기업, 의사들이 앞장서서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은 개인 나름대로 식이요법과 운동 같은 생활 방식 개선에 힘써야 한다. 이렇게 사회와 개인이 함께 애쓰면 비로소 많은 중년이 가치 있는 엑스트라 타임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게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다.


/정혜선 기자 doer0125@lifeju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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