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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 보며 15kg 뺐다”···시니어의 디지털 의료 체험기

[인생2막 디지털 유목민으로 살아가기]<13>

■정남진 시니어 소셜미디어 마케터

디지털로 하는 건강 관리

신뢰할 만한 의료 영상을 위한 시청 원칙

/최정문 디자이너


꼬박 3년이 걸렸다. 체중을 15kg 감량하는 데 대체 얼마나 걸렸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니 이만큼의 기간이 소요된 것 같다. 오래전부터 여러 차례 시도를 해봤지만 잘되지 않았던 살 빼기였는데, 뜻밖에 유튜브 영상을 가까이 하면서 생각보다 수월하게 감량에 성공했다.

체중이 줄어드니 몸이 가벼워지고, 외모도 달라 보인다. 자신감도 더 많이 생겨났다. 삶에 활력이 솟고, 나도 모르게 어느새 ‘액티브 시니어’가 된 느낌이다. 단지 체중을 조금 줄였을 뿐인데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굳이 비결을 얘기하자면 우리 몸에서 작동하는 ‘혈당’의 메커니즘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는 점이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혈당이라는 걸 어쩌면 한 번도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것 같다. 고혈당 음식을 마구잡이로 섭취하다 보니 혈당 수치가 치솟고, 혈관 속에서는 혈당 스파이크가 수없이 반복됐을 것이다. 건강 상태에 이미 빨간불이 켜져 있었을 텐데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혈당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한 편의 유튜브 의료 영상과 마주친 후 건강에 대한 커다란 경각심을 갖게 됐다. 이 일을 계기로 의사와 약사, 한의사 등 전문의료인들의 유튜브 영상을 찾아 부지런히 시청하게 됐다.

식생활 습관을 개선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탄수화물 등 혈당 지수가 높은 음식물의 섭취를 조절했다. 식후에는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기 위해 걷기 운동을 실천하기로 했다. 전문의료인들의 조언대로 식사 순서도 바꿨다. 평소 밥부터 급하게 먹던 습관을 버리고 채소-단백질-탄수화물의 순서로 일명 ‘거꾸로’ 식사법을 시도해 봤다.

혈당을 관리하다 보니 덩달아 체중이 빠지기 시작했다. 1년 새 10kg이 빠졌다. 좀 느슨해진다 싶으면 수시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경각심을 얻고, 다시 동기부여를 받고는 했다. 이후 2년간 추가로 5kg을 더 빼면서 3년째가 되는 시점에 총 15kg의 감량에 성공했다.

이 모든 것이 유튜브 영상 시청에서부터 시작됐다. 병원에 방문해 직접 의사를 대면하지 않고도 의료 영상을 통해 전문의료인들의 조언을 듣고 실천에 옮기면서 나도 모르게 이른바 ‘디지털 의료’를 생생하게 체험하게 된 것이다.

디지털 의료의 체험은 의료 지식뿐만 아니라 의료 전반에 대한 이해의 폭을 괄목할 만하게 확장해 주었다. 의료 영상 콘텐츠를 보면서 콩팥의 사구체여과율(GFR)이라는 수치를 난생처음 이해하게 됐고, 비로소 건강검진 결과지에 기록된 해당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비타민C의 새로운 효능에 대한 흥미로운 의료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의료영상을 통해 알게 됐다. 비타민C를 하루 6,000mg 이상 섭취하는 ‘메가도스 요법’을 두고 의료진들 간에 벌어진 찬반 논쟁을 6개월 이상 지켜보면서 어느 쪽이 건강에 더 유익할 지 스스로 판단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후 6개월을 더 지켜보면서, 나 스스로 가장 약한 단계의 메가도스 요법을 실행해 보기로 했다. 디지털 영역에서 획득한 의료 정보를 개인적인 ‘의료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꼬박 1년가량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유튜브 의료 영상을 시청하는 나만의 원칙을 세워봤다.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사람에 대해 파악한다.

영상에 등장하는 전문가의 말이 아무리 현란하고 흥미롭다고 해도 먼저 그 전문가가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해 본다. 그가 소속한 기관이나 병원, 그의 평판, 그가 신봉하는 의료의 가치관 등을 면밀히 따져본다.

2. 육성을 듣는다.

소위 ‘카더라’ 류의 지식이나 콘텐츠는 일단 거른다. 관련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전하는 의료인이나 전문가가 직접 출연해서 말하는 ‘육성 콘텐츠’를 위주로 본다.

3. 검증하고 또 검증한다.

디지털 의료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의료 정보를 습득한 후에는 그 정보에 대한 반론이나 유사 의견 등을 두루 찾아 비교하고, 분석하고, 검증한다.

4. 부작용을 주목한다.

특정한 처방을 소개 받을 경우에는 ‘효능’보다는 ‘부작용’에 더 주목한다. 특히, 개인적인 의료 행동을 취할 때는 부작용의 요소를 살핀 후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결정한다.

5. 댓글도 의료 정보다.

의료 영상에 달리는 댓글에도 의료 정보들이 많다. 해당 영상에 대한 반론과 미처 몰랐던 부작용, 개개인의 임상 체험 등 잘 살펴보면 매우 유익하고 중요한 정보들이 숨어있다.

6. 의료 영상 시청을 일상화한다.

신뢰할 만한 의료 영상 한 편은 직접 의사를 만나는 것 못지않게 많은 경각심을 준다. 느슨해진 태도를 바로잡아주기도 하고, 가끔은 정신이 번쩍 들게 하기도 한다. 병원에 자주 가지 않고도 일상에서 이런 경각심을 갖는다는 건 디지털 의료가 주는 큰 ‘혜택’이다.

건강은 시니어에게 더없이 중요하다. 시니어의 인생 2막도 기본 전제는 건강이다. 건강의 토대가 없다면 모든 것이 사상누각이다. 다행히 디지털 시대다. 시니어의 건강관리도 디지털 시대를 맞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모두 ‘디지털 의료’라는 신세계와 마주하고 있다. 인생 2막을 꿈꾸는 시니어라면 먼저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이 디지털 의료의 신세계와 더 친숙해져 볼 일이다.
정남진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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