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이젠 ‘줄서기’도 문화···풍부한 소비자 경험 위한 새로운 마케팅으로 활용되기도 해

[라이프점프×썸데이기자단]

‘득템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중요한 수단이 된 웨이팅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해

웨이팅 관련 서비스 제공하는 기업들 증가 추세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언제나 행복한 일이다. 분위기나 인테리어가 좋은 곳에 방문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2030세대뿐만 아니라, 10대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는 유명 맛집들은 맛있고 좋은 음식을 제공하며,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에 올려 자랑하고 싶을 만한)하다.

이 맛집이라는 수식어 뒤에 늘 붙을 수밖에 없는 단어가 있으니, 바로 ‘웨이팅(줄서기)’이다. 맛집이 주는 소비자 경험에 대한 공급은 공간적, 시간적 한계로 인해 제한적이나, 그것을 소비하고자 하는 수요는 상대적으로 무한하므로 ‘기다림’은 당연한 일이다.

과거에는 ‘기다림’은 곧 불편이었다. 예약이나 추첨을 통한 초대권 등을 활용해 불특정 다수의 기다림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이제는 달라져 현재 ‘기다림’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쓴 <2022년 트렌드코리아>에 따르면, 중요한 10대 소비 트렌드 중 ‘득템력’이 있다. 득템력은 얻을 득(得)에 물건을 의미하는 ‘아이템’에 능력을 의미하는 ‘력’이 합쳐진 단어로, 많은 시간적, 경제적 비용을 들이더라도 희귀하고 인기 있는 물건, 서비스를 소비하고자 하는 트렌드다. 이러한 관점에서, 웨이팅은 ‘득템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중요한 수단이 됐다.

맛집 앞에 길게 늘어선 줄에 서서 ‘웨이팅 공동체’에 속함으로써, 득템력을 인증하며 이후 소비할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하나의 문화로서 웨이팅은 변화했다.

웨이팅은 그 자체로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긴 웨이팅 줄이 늘어서 있는 가게는 지나가는 행인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유발된 궁금증은 곧 잠재 소비층을 형성하며, 편승효과(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영향을 받는 효과)를 야기한다. 일례로, 서울 성수의 도넛 맛집 노티드와 일식 맛집인 진작다이닝의 경우, 주말 2~3시간의 시간을 가게 앞에 서서 기다려야 함에도 긴 줄을 사진 찍어 SNS에 공유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웨이팅을 즐기는 모습이다.

다양한 웨이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있다. 기업들은 대체로 기다림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서비스를 가장 많이 제공하는데, 테이블링, 캐치테이블, 예써 등 모바일 기반의 다양한 어플을 이용한 원격 줄서기가 대표적이다. 이들 서비스는 가게 영업시간에 맞춰, 모바일을 통한 줄서기를 제공하고, 개인 메신저와 연계해 실시간 대기 현황 및 예측 대기 시간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가게 상황에 맞춰 다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일례로 제주도 ‘연돈’의 경우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제주도 내에서만 예약이 가능하며, 서울 성수 난포는 모바일이 아닌 매장 내부에 위치한 태블릿 기기를 통해서만 줄서기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기다림을 하나의 즐길 거리로 변화시키는 기업도 있다.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제공하는 것이다. 2022년 팝업스토어 ‘켈로그 오트로드 by 연희’의 경우, 팝업스토어 근처 로컬가게와 협업해 스탬프 투어를 할 수 있도록 인증지를 나눠줬다. 자연스럽게 대기하는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됐다.

웨이팅 장소 자체를 핫플로 만든 가게도 있다. 사진촬영 전문 업체인 ‘시현하다’의 포토부스 ‘시현하다 프레임’은 포토 부스 바깥 웨이팅 장소에 다양한 거울을 둬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으며, 매달 바뀌는 팝업 전시를 통해 특별한 웨이팅 경험을 제공한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런던베이글뮤지엄 역시 마찬가지다. 새벽 6시부터 줄을 서서 오픈런(영업을 시작하자마자 입장하는 것) 해야 할 정도로 인기인 이곳은, 실제 영국 런던 골목가를 연상케하는 감각적인 테이블과 의자로 웨이팅 장소를 핫플로 만들었다. 이처럼 웨이팅 자체를 브랜드 경험으로 여기는 트렌드가 대세인 만큼, 소비자경험 증진을 위해 소비의 시작인 웨이팅부터 세세하게 고민하는 기획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권의현 기자
doer0125@sedaily.com
< 저작권자 ⓒ 라이프점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

팝업창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