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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소소한 방법 ‘제로웨이스트’, 앞장서 실천하는 매장들 생겨나

[라이프점프×썸데이기자단]

오는 11월 24일부터 일회용품 규제 강화돼

자발적으로 제로웨이스트 실천하는 업장 늘어나

텀블러 기부 활동 등 실천하는 카페 ‘야트막’ 대표적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최근 많은 소상공인들을 한숨 짓게 한 소식이 있었다. 바로 일회용품 규제가 강화된다는 뉴스다. 올해 11월 24일부터 식당 및 카페에서는 매장 내 종이컵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빨대나 막대도 금지된다. 환경부는 코로나로 인해 유예되던 단속 활동도 다시 재개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주요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서 사용된 일회용컵이 10억개가 넘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일회용품 규제 강화에 납득할 수밖에 없다.

일회용품 배출량 증가로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다수 늘어났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란 쓰레기(waste) 배출량을 0(zero)에 가깝게 줄이고자 하는 운동을 뜻한다. 즉,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플라스틱컵 대신 텀블러를 쓰거나, 버려지는 것들을 재사용하는 활동이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포함될 수 있다.

물론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업장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쓰레기 배출과 환경보호에 더없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업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인다는 것은 큰 어려움과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일회용품과 관련한 규제가 강화되기 이전에도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한 업장들이 존재한다. 여러 방법으로 만들어진 친환경 제품이나 포장지 없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샵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카페나 식당을 운영하면서도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실천하는 업장들도 존재한다. 이러한 업장의 사장님들께서는 어떤 마음으로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하게 됐는지 인터뷰해봤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야트막’이라는 카페의 사장님이다. 야트막은 제로웨이스트 제품들을 판매하기도 하고, 음료와 브런치를 판매하기도 하는 매장이다.

사진=야트막 제공


-제로웨이스트 업장을 차리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전 직장에서 제로웨이스트 온라인샵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 온라인샵은 제로웨이스트를 알고 있던 사람들만 검색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반면, 오프라인샵은 제로웨이스트를 전혀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 또한 처음 제로웨이스트를 접한 곳이 우연히 들른 성수동 제로웨이스트 샵이었다. 회사에서 제로웨이스트 온라인몰을 운영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싶은 갈증이 생겼던 것 같다. 이런 공간이 도시 곳곳에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제로웨이스트를 알고, 경험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퇴사 후 매장을 열게 됐다.”

-업장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어떤 방식으로 실천하고 있나.

“첫 번째는 ‘포장’과 관련된 부분이다. 모든 음료와 음식 포장은 다회용기만 가능하다. 만약 개인용기를 지참한다면 2000원 할인을 해주고 있다. 매장에 비치된 텀블러를 대여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텀블러 기부 활동이다. 쓰지 않는 텀블러를 저희 카페에 기부해주면 천연 수세미를 선물로 주고 있다. 기부해준 텀블러는 식기세척기로 깨끗이 스팀 세척해서 포장 손님들이 대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세 번째는 텀블러 세척 전용 개수대를 마련한 것이다. 매장 내에 텀블러 및 개인 용기를 세척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제로웨이스트 용품인 설거지비누와 천연수세미가 함께 비치돼 있어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업장을 운영하면서 겪은 어려운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아직은 제로웨이스트가 보편적인 방식은 아니다 보니 불편해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우리 카페는 일회용기를 사용하지 않고 주민분들이 기부해 분 텀블러를 대여해 테이크아웃을 해드리고 있는데, 아직 낯설어 하는 분들이 있지만 다시 반납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주민 대부분이 호의적으로 참여해 주고 있다. 집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는 보틀도 기부를 많이 해줬다. 안 그래도 처치 곤란이었는데 이렇게 쓸 수 있을지 몰랐다고 하면서(웃음). 요즘은 많은 분들이 ‘기왕이면’ 환경에 좋은 쪽으로, 기꺼이 불편을 감수해 주는 것 같다.”

사진=야트막 제공


-본인에게 있어 제로웨이스트는 어떤 의미인가.

“나에게 제로웨이스트는 더 좋은 사람이 되는 한가지 방법 중 하나다. 한 사람이 완전히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보다 다수가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하나라도 줄이는 것이 우리 지구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을 우리 편으로 설득하고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제로웨이스트 업장 창업을 생각 중인 분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아직 많은 분들에게 낯선 분야여서 국내에서는 제로웨이스트와 관련한 제품이나 브랜드가 다양하지는 않아 소싱에 한정적인 부분이 있다. 점차 다양해지고는 있지만 아직 사용자 입장에서 가격이나 편의성면에서 아직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나누면 분명히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함께해요!”

환경 운동은 항상 가까우면서도 먼 것으로 여겨져 왔다. 환경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정작 무언가를 실천하려 하니 부담이 되거나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거기에 ‘제로웨이스트’라는 생소한 영어 단어가 더해지면 어려움은 배가 된다. 나와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 나보다 훨씬 나은 사람들이 하는 활동이라고 선을 그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한편, 쓰레기와 관련한 환경 문제와 사람들의 문제 의식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러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매장을 찾아가는 손님들도 늘고 있다. 규제를 넘어서지 않을 만큼만 실천하는 것, 전혀 나쁘거나 잘못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회용품 규제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의 환심을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나아가 자아실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제로웨이스트, 더 이상 멀기만 한 단어가 아니다.

이주은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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