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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며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지난 11월 첫 기고에서 ‘소상공인의 다원적 역할’을 언급했다. 620만 소상공인이 우리 사회와 경제를 떠받치고 있고 우리 일상이 편안하게 돌아가도록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합당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최근 박람회 행사에서 이를 이야기했더니 바로 앞의 어떤 분이 말미에 눈물을 글썽이며 박수를 쳤다. 그만큼 올해 힘들었다는 뜻이리라.

올 한 해도 ‘순삭’된 느낌이지만 그래도 한 해를 정리하며 ‘세시풍속의 의미’를 새겨보는 시점이다. 2년간 이어지는 ‘코로나19’ 상황은 우리를 한계로 몰고 있다. 지난해 마이너스에 이은 4%대 성장률, 부동산·금리·물가 등은 우리 일상을 압박했다. 실업, 특히 청년 실업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올해 처음 국내 인구 자체가 줄었다. 인구 감소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밝음도 여러 분야에서 있었다. 수출은 이미 6,000억 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는 세계적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K컬처’는 세계인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일회적 성과를 넘어선 듯하다. 누리호 발사는 미래 기술력에 대한 꿈을 이어 가기에 충분했다.

이제 내년의 더 나은 성과를 고민해야 한다. 위기를 넘어서야 한다. 우선 모두 조금씩 내려놓아야 한다. 국회·사법부·행정부 간 정책적 교차 지점이 많다. 균형적 양보가 필요하다. 경영계와 노동계도 한 발씩 양보해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갑을 관계가 많다. 이들 관계는 고정돼 있지 않고 바뀐다. 더구나 업무적 지위는 권리가 아니라 책임이다. 잠시 갖게 되는 권한이다. 상대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갑을이 교감하는 사회가 효율적인 사회다.

둘째,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할 일에 충실하면 좋겠다.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하면 된다. 내 일이 아닌 것은 남이 잘할 수 있도록 맡겨 두자. 1988년 처음 미국에 출장을 갔을 때 부러웠던 것이 있다. 미국 사회는 자기 일에 충실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때 우리 사회는 민주화를 위해 학생도, 언론도 나서야 했던 때였다. 이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 되는 여건이 성숙됐다.

셋째, 넘쳐나야 할 것이 있다. 인문학적 접근이다. 경제성과 만능, 과학·기술 일변도의 편향은 사회에 무한 폐해를 가져 온다. 인문학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경제 발전, 기술 진보는 인간성 존중, 사고 능력 배양과 함께 가야 한다. 함께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다. 또 우리 사회에는 ‘가진 것’의 양극화 못지않게 ‘아는 것’의 양극화가 우려를 더한다. ‘아는 것’이 사회 각 계층에 고루 퍼져야 한다. 인문학적 관심과 분발이 필요하다.

이제 새해 우리에게 많은 일들이 전개된다. 우리 모두 위기를 딛고 저마다의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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