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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곳서 1600명 채용···"중장년 인생 2막 지원"

◆서울시 일자리 박람회 2일까지 DDP서 열려

참여기업 늘어 수도권 최대로 진행

요양보호사 등 채용 직군도 확대

AI 면접·키오스크 등 디지털 도입

"실효성 있는 일자리 모델 만들 것"

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 2025’를 찾은 중장년 구직자들이 각 기업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50플러스재단


1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앞은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 2025’에 참가하려는 중장년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서울 강동구에서 온 송현주(58) 씨도 일찌감치 이곳을 찾아 채용 정보를 살펴보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송 씨는 “줄곧 사무직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퇴사한 뒤 계속 직장을 찾는 중”이라며 “아직 건강하고 연금을 받으려면 5~6년은 기다려야 하니 좋은 일자리가 있다면 몇 년은 더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 따르면 대한민국 근로자들은 평균 49.4세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사한다. 이들 대부분은 적어도 연금 개시 시점까지는 더 일하려 하지만 재취업률은 50%를 밑돈다.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 상당수는 ‘정보 부족’을 호소하지만 중장년 채용을 원하는 기업들은 구직자를 만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이런 중장년 구직자와 기업을 위한 만남의 장인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가 이날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렸다. 올해로 3회째인 박람회는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첫해인 2023년 61개 기업, 이듬해 71개 기업이 각각 참여했는데 올해는 120여 기업이 16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50플러스재단 관계자는 “과거 하루였던 행사 기간을 이틀로 늘리고 참여 기업도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하는 등 수도권 최대 규모의 중장년 채용 연계 행사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여러 면에서 변화를 줬다. 우선 QR코드 활용 체크인, 인공지능(AI) 영상면접, 키오스크를 통한 정보검색 시스템 등 전 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했다. 중장년들도 변화하는 고용 환경을 몸에 익혀 능동적으로 구직 활동에 참여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채용 직군도 다양해졌다. 요양보호사, 운전, 매장지원 등 중장년이 자신의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이 마련됐다. 구직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취업 지원 공간과 1대 1 취업 컨설팅도 준비됐다. 기업들이 직접 근로 여건 등을 안내하는 채용설명회도 작년 2회에서 올해 9회로 대폭 늘었다. 이날도 KB골든라이프케어, LG하이케어솔루션,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교에듀캠프가 각각 릴레이 설명회를 통해 채용 직무와 인재상, 근무 환경 등을 소개했다.

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 2025’를 찾은 구직자가 컨설턴트와 1대 1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50플러스재단


참가자와 기업 관계자들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 강서구에서 온 김모(55) 씨는 “곧 퇴직을 앞뒀는데 그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이런 행사장을 종종 찾고 있다”며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가 몇몇 눈에 띄는 만큼 적극적으로 상담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를 운영하는 VCNC 관계자는 “중장년은 사회생활과 운전 경험이 많고 고객 대응도 좋지만, 안정적인 공급이 쉽지 않은 편”이라며 “타 박람회보다 중장년 구직자가 많은 만큼 30명 이상 채용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VCNC와 한국맥도날드, KB골든라이프케어가 서울시의 표창장을 받았다. 이들 기업은 중장년을 적극 채용하고 이들에게 맞춤 교육을 제공하며 안정적인 고용 모델을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 2025’ 개막식에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50플러스재단


기업들은 이러한 행사가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KB골든라이프케어 관계자는 “주된 채용 대상인 60세 이상 구직자 모집에는 온라인 구직 플랫폼보다 오프라인 행사 및 홍보가 더 효과가 좋은 편”이라며 “재단이 보유한 인재 풀을 활용함으로써 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일하려는 중장년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 사회의 가장 강력한 성장동력은 여전히 중장년”이라며 “이들이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 채용 박람회를 연이어 여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의 장도 마련할 계획이다. 강명 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는 “실효성 있는 일자리 모델을 통해 중장년이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창규 기자
ky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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