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가수 인생 50년 태진아 “꾸준한 변화 덕분에 롱런.... 앞으로의 50년을 꿈꿉니다”

신곡 '공수래공수거'도 발매… 멘토 격 이건희 별세에 직접 가사 써

"젊은 가수들과 협업마다않는 변신이 롱런 비결... 50년은 더 할 수 있다"

트롯 인기 뿌듯하지만 "남의 곡 아닌 자기 히트곡 만드는 게 중요하다" 조언도

가수 태진아가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카페에서 50주년 기념앨범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데뷔 50주년이라지만 그저 숫자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50년은 더 할 수 있다는 꿈을 꾸면서 관리도 열심히 하려고요. 오랜 기간 가수 활동을 했다 해도 정상의 위치에 남아 있어야 의미가 있어요. 그러려면 계속 노력을 해야죠.”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가수 태진아는 트롯 가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여전히 첫손에 꼽히는 가수 중 한 명이다. 1989년 오랜 무명 생활을 끝낸 첫 히트곡 ‘옥경이’를 내놓은 이후로 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까지 30여 년 간 ‘거울도 안 보는 여자’, ‘미안 미안해’, ‘사모곡’, ‘사랑은 아무나 하나’, ‘동반자’, ‘진진자라’ 등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대중가수로서 확고한 위치를 점했다. 내일모레 70세를 앞둔 나이에도 아이돌 가수들이 주로 출연하는 음악방송에 등장해 10, 20대 젊은 팬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보기 드문 가수이기도 하다. 2014년 비의 ‘라 송’(La Song)을 함께 부르며 그의 무대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태진아의 모습은 두고두고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제가 공연장에서 부르면 관객들이 따라 부르는 노래가 100곡은 넘더라”며 “그동안 받았던 각종 트로피 개수를 세어 보니 219개였다”고 말했다. 트롯 장르에서 숱한 가수들이 흥망성쇠를 겪는 와중에도 수십 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켜 온 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태진아는 “건강하게 50년을 노래할 수 있었다는 데 감사할 따름”이라며 “팬들이 사랑해주시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0년

그가 오랜 가수 활동의 동력으로 꼽는 것은 끊임없는 변화다. 비, 제시, 강남 등 젊은 가수들과의 작업에도 거리낌이 없는 그는 비와 함께 ‘라 송’을 부를 당시를 돌아봤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후배 가수의 노래를 같이 부른다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좋은 변신의 기회다 싶었어요. 생각해 보니 변화가 필요할 것 같은 거야. 나는 비가 평소 입던 무대 의상에 볼에 키스마크를 달고, 비는 정장을 입고 나가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했어요.”

올해로 데뷔 50년째를 맞은 가수 태진아. /사진 제공=진아엔터테인먼트


코로나19 확산으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올해를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그는 50주년을 맞아 신곡 ‘공수래공수거’와 함께 그간의 히트곡을 담아 기념 앨범을 냈다. 태진아 본인이 쓴 신곡은 돈과 명예에 너무 욕심부리지 말자는 메시지의 가사에 아들인 가수 이루가 곡을 붙였다. 평소 멘토로 삼았다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 소식을 듣고 홀로 오열하다가 문득 떠오른 영감에 가사를 써 내려갔고, 그 모습을 우연히 본 아들 이루에게 곡을 써 달라고 했다. 태진아는 “(이루에게) 거친 소리와 부드러운 목소리가 공존하는 곡을 부탁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멜로디가 좋았는데, 녹음실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편곡하면서 평소 알고 지내던 쌍둥이자매 국악 연주자 가야랑의 아쟁·가야금 연주를 넣어 국악의 요소를 넣었다.

신곡 발매와 함께 전국투어 공연도 계획했지만 진정될 기미가 없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미뤄둔 상태다. 올 11~12월 께에는 콘서트, 디너쇼 같은 공연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보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아무 것도 기약할 수 없다는 게 태진아 본인으로서는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대면 공연을 포기할 수는 없다. 태진아는 “눈앞에서 직접 관객들을 바라보며 소통하는 무대의 맛이 있다. 공연은 공연장에서 해야지”라고 말한다. 관객이 있는 공연에서 두세 배 이상의 감동을 받는다는 그는 비대면 공연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카페에서 가수 태진아가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성형주기자


50년 간 한 자리를 지켜 온 트롯 가수로서 최근 폭발한 이 장르의 인기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그에게서 “이 불꽃이 꺼질 거라는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국 사람들의 감정과 정서를 담은 ‘우리나라 노래’를 두고 후배들이 경쟁을 벌이며 팬덤까지 만들어졌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서는 벅찬 감정이 묻어났다.

롱런하려면 창작 히트곡을 꾸준히 내야 한다며 후배 가수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9월께면 미스터트롯 TOP6 가수들이 계약을 마무리하고 각자 기존 소속사로 돌아갈 텐데, 지금은 공연·행사에서 남의 곡을 부르고 있지만 자기의 노래로 히트곡을 내야 해요. 남의 노래만 부르면 아마추어지.”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 저작권자 ⓒ 라이프점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

팝업창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