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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스토리, 링크···‘디지털 삼다(三多)’와 생존 글쓰기

[인생2막 디지털 유목민으로 살아가기]<10>

■정남진 시니어 소셜미디어 마케터

디지털 시대에는 '글쓰기의 정석' 달라져

눈길 끄는 글은 검색 친화적·흡입력 있는 글

시니어에게는 존재감 발휘·수익 창출 기회

/최정문 디자이너


예전에는 글쓰기를 말할 땐 으레 ‘삼다(三多)’를 떠올리곤 했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라고, 그러니까 많이 읽고, 많이 써 보고, 많이 생각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고대 중국 송나라의 문필가 구양수가 한 말에서 유래했다는데, 지금 생각해 봐도 글쓰기에 관한 이만한 지침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유익하다.

키워드, 스토리, 링크...‘디지털 삼다(三多)’를 말하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글쓰기는 그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글의 본질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글을 쓰는 기법과 목적 그리고 글의 용도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간 ‘삼다’를 글쓰기의 정석처럼 여겨왔지만 디지털 시대인 요즘에는 ‘스킬’과 ‘소비’를 더 중시하게 된 것 같다.

스킬과 소비라는 측면에서 요즘 글쓰기의 성격을 규정해 보자면 ‘키워드, 스토리, 링크’라는 세 가지 요소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마디로 글쓰기가 매우 실용적으로 변모했다는 건데 이 세 가지를 구양수의 삼다에 빗대어 ‘디지털 삼다(三多)’로 표현해 보면 어떨까 싶다.

키워드의 달인이 돼라


먼저, 키워드다. 인터넷 공간에서 거의 모든 글은 ‘검색’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독자에게 노출되고, 그 검색이 작동되는 시스템의 핵심은 ‘키워드’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은 것과 같다. 검색되어야 비로소 존재를 인정받게 되고 독자들에게 소비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영역에서 글은 키워드 위주로 써야 한다. 먼저 임팩트 있는 키워드를 설정해야 하고, 그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글을 쓰고, 그 키워드가 검색 시스템과 잘 매칭될 수 있도록 정교하게 고려해야 한다. 한마디로 검색 친화적인 글쓰기에 익숙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나의 글이 많은 조회수를 기록할 수 있게 되고, 그 조회수는 곧 영향력과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 특히, 구글 애드센스같은 온라인 광고시스템의 등장으로 글 한 편으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키워드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줄 아는 ‘키워드의 달인’이 되어야 할 이유다.

‘다음 문장이 궁금하게’ 써라


다음은 스토리다. 디지털 시대는 글의 홍수시대다. 나의 글이 디지털 독자들의 눈에 띈다는 건 그만큼 쉽지 않게 됐다. 그럴수록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글을 추구해야 한다. 눈길을 사로잡는 글이란 어떤 것일까. 그건 어쩌면 ‘이야기’ 중심의 글쓰기가 아닐까 싶다. 이야기는 독자의 뇌리에 오래 남는다. 쉽게 다가간다. 흥미를 붙들어 맬 수 있다.

책쓰기의 기법을 다룬 책 ‘책 한번 써봅시다’에서 장강명 작가는 “인간은 이야기를 사랑하는 동물이고, 아주 바쁘거나 뭔가에 몰입해 있는 상태가 아니면 거의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태세가 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야기, 즉 스토리라고 해서 굳이 긴 서사를 써보자는 얘기는 아니다. 단 몇 줄의 문장일지라도 스토리적 요소를 담아 쓰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스토리적 요소’는 또 무엇일까. 이야기가 이야기인 것은 그 속에 독자의 관심을 잡아둘 흡입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 흡인력이란 한마디로 ‘궁금증’이다. 다음 문장이 궁금하게 쓰고, 다음 단락이 궁금하게 쓰는 것이다.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글쓰기야 말로 여러 스토리적 요소 중에서도 누구나 손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그런 스킬이다.

온갖 글이 넘쳐나는 인터넷 공간에서 그것이 블로그의 글이든, SNS의 피드이든, 쇼핑몰의 상품 상세 페이지든 ‘다음 문장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글을 쓸 수 있다면 나아가 시니어도 디지털 공간에서 스스로를 그렇게 단련해 갈 수 있다면 누구나 ‘디지털 문필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링크를 타고 독자에게 마술처럼 다가가라


마지막으로 링크다. 옛날에는 책을 쓰거나 신문 같은 인쇄 매체에 게재하는 것 외에는 내가 쓴 글을 전파할 수단이 딱히 없었다. 그런데 디지털 시대에는 글을 전파할 수단이 수없이 많다. 그리고 쉽다. 바로 ‘링크’ 기능 덕분이다.

오늘날 인터넷 기술은 인류 개개인이 발행하는 글 하나하나에 영구적인 고유 주소를 발행해주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퍼머링크(Permalink·고유링크)라는 기능이다. 내가 발행한 글의 링크를 생성해 잘 활용한다면 언제든 누구든 어디든 글을 손쉽게 전파할 수 있다. 인터넷 언어로 말하자면 ‘공유하기’다. 예전에는 독자를 기다릴 뿐이었다. 디지털시대에는 이 링크를 활용한 공유 기능 덕분에 독자를 찾아갈 수 있게 됐다. 그것도 수많은 독자에게 마술처럼 다가갈 수 있다. 이런 디지털 기술을 부지런히 익혀간다면 아주 손쉽게 독자를 얻을 수 있는 시대다.

디지털 삼다(三多)와 생존 글쓰기


‘삼다(三多)’ 시대의 글쓰기가 풍류와 사색을 구가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는 일종의 '생존 글쓰기'가 되어가는 양상이다. 예전에는 글 한 편을 써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가 되고 개인화된 온라인 광고시스템들이 하나 둘 등장하면서 보통 사람들에게도 글이 곧 돈이 되고, 글이 곧 생존의 수단이 되는 놀라운 세상이 왔다. 디지털이 바꾸어 놓은 커다란 변화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은 여전히 유용한 글쓰기의 원리다. 여기에 키워드, 스토리, 링크로 상징되는 ‘디지털 삼다(三多)’를 더한다면 시니어도 기회를 붙잡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영향력을 키우고, 나아가 디지털로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말이다.
정남진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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