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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DMH 시장, 자영업자 위기인가? 기회인가?


DMH 시장


요식업계에 가장 핫한 바람이 DMH 시장이라는 것에 반문을 할 자는 없을 것이다. 최근 매우 빠른 속도로 시장의 규모와 다양성이 크고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DMH이란 배달(Delivery), 밀키트(Meal kit),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을 합친 약자이다. 맛집을 찾아가 긴 줄을 기다리는 대신 간단하게 집에서 맛집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시간 투자 대비 훌륭한 맛과 최고의 즐거움을 DMH가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에 더해 코로나 19의 여파로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의 증가도 DMH 인기의 또 다른 이유이다. 각 분야별로 어떤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자영업자로서 어떤 시각으로 이 시장의 확대를 바라봐야 좋을지 살펴보자.


배달(Delivery)


배달시장의 성장세는 무서웠다.

/자료=더스쿠프


월 6000억. 작년 기준 배달앱의 추정 월 거래액이다. 1인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 등 가구 형태 변화, 주문 가능한 음식 종류의 다양화, 배달앱 업체 간 마케팅 경쟁으로 신규고객 유입 활성화 등이 배경이다. 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세계 경제가 침체된 반면, 배달업계만은 전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대표적인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은 3월 2~15일 주문량이 전월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2위 업체인 요기요 또한 공개된 편의점 배달 주문량이 직전 한달 대비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편의점이 4만 5000여개에 달해 사실상 도시 지역 전체가 일명 ‘편세권’임에도 집 밖으로 나오는 번거로움까지 해소해주는 것. 그것이 배달 서비스가 현재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이다.


배달도 주춤한다?


배달시장의 성장은 어플의 인기와 동시에 급격하게 가속도가 붙었다. 이미 커질대로 커진듯한 이 시장이 언제까지나 상승곡선일까? 일각에서는 3~4년 안에 배달 시장 성장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란 우려를 보인다.



첫째, 최저임금의 인상과 라이더의 근로자성 인정은 배달 비용의 상승을 가져온다. 현재 배달 대행 기본요금이 약 3000원. 이 중 10%는 배달 대행업체에 플랫폼 서비스 사용료, 10%는 오토바이 보험료와 주유비 등이고 약 80%가 배달 대행기사 몫이다. 라이더가 최저 임금을 벌려면 적어도 시간당 3~4건을 배달해야 한다. 그러나 최저임금은 계속 오르고 라이더의 근로자성 인정으로 4대보험 지급 등이 의무화된다면 수수료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곧 배달 서비스의 가격 경쟁력 하락과 직결된다. 라이더는 단시간, 저숙련 일자리이기에 최저임금을 주는 다른 업종과 고용 경쟁관계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는 반면 배달 주문이 그 수량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라이더 수급이 어려워질 것이다.

둘째, 최근 배민과 딜리버리 히어로가 합병을 추진 중이다. 그로 인한 마케팅비 축소는 경쟁위축을 불러올 가능성이있다. 이전 치열하게 경쟁하던 두 앱은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각종 할인쿠폰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합병으로 인해 할인쿠폰 경쟁이 위축되면 소비자가 받는 혜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신규 유입과 주문건수의 성장세는 주춤할 것이다. 배민측은 “배달 중개 수수료 인상은 없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수수료 인상 없이 이익을 늘리려면 마케팅비를 축소하는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고객이 소비할 기회를 줄이는 것이다.

배달료의 부당함에 대한 소비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변의 배민 이용자인 40대 A씨는 “이전에는 배달료를 내지 않기 위해 최저 주문금액이 설정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배달앱이 나온 후에는 배달료도 내고, 높은 최저금액도 맞춰야해요.”라고 전했다. 지속적인 배달료 인상은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돈이면 차라리 직접 가서 먹거나, 포장할인을 받는 편이 낫겠다는 것이다. 편리함의 대가가 너무 커지고 있다.


배달시장을 활용하라


이처럼 분명 현재의 배달시장은 요식업계의 전반을 주름잡고 있다. 하지만 현명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완벽히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성장의 한계 또한 분명하다. 이 두 방향 속에서 확실한 것은 소비자들은 편리한 것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기고 싶다는 것이다. 배달은 코로나19 사태라는 현재의 특수적 상황을 제외하고도 현대인들의 귀찮음을 충분히 해소해주고 있다. 성장세가 주춤할 수는 있으나 배달 시장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계속 편리함을 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는 트렌드를 위기가 아닌 새로운 돌파구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찾기 어려운 위치에 있어 장사가 안되는 업장, SNS 활용 등 온라인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업장에게는 배달시장 진입이 효과적이다. 입지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 이는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해준다. 어려운 SNS 홍보 대신 어플에 업장 등록 후, 자세한 메뉴 소개와 업장 설명을 등록하면 다수의 잠재적 고객에게 노출시킬 수 있다. 이는 고객이 쉽게 업장의 특색을 느낄 수 있고 메뉴를 고를 수 있게 한다. 광고성이 아닌 실 고객의 후기 또한 확인하기 용이하다. 자영업자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소비를 이끌 수 있다. 본인의 업장에게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돈을 지불하고서도 해소하고 싶은 불편함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면 배달 시장 진입의 유무를 간단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가정간편식(HMR)


HMR은 말 그대로 집에서 즐겨 먹을 수 있는 간편한 음식을 말한다. 전자레인지에 간편하게 데워먹는 음식이다. 대표적은 예로 햇반 컵반, 3분 짜장등을 생각할 수 있다. 각종 가정간편식이 출시되고 있으며 특히 편의점의 즉석식품의 다양성 증가가 눈여겨볼만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저렴한 가격과 편리함 외에는 크게 경쟁력 있지 않다. 제대로 된 한끼 식사로는 부족한 것이다. 빠른 시간 안에 대충 한 끼를 떼우는 용도이다. 특히 건강하지 않다는 인식이 보편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다만 가정간편식의 한 갈래인 밀키트는 성장 속도가 무서워 눈여겨 볼 만하다.


밀키트(Meal kit)


밀키트는 손질한 식재료와 레시피가 담긴 식사용 키트다. ‘쿠킹박스’로도 불린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한 뒤 끓이거나 볶기만 하면 바로 맛집의 음식을 그대로 먹을 수 있다. 밀키트는 넓게 보면 가정간편식(HMR)에 포함된다. 가정간편식은 이미 조리가 되어있는 상태에서 데우기만 하는 반면 키트는 조리 전 냉장상태의 식재료를 배송한다. 직접 요리를 해야하지만 신선하다는 장점이 있다. 요리 초보도 밀키트 제품을 이용하면 10~15분만에 찌개나 볶음 등 맛있는 한 끼 식사를 완성할 수 있다. 구매자들은 장을 보지 않아도 새벽 문앞 배송을 해주는 편리성과 직접 조리하는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국내 밀키트 시장은 크게 오프라인 유통사와 제조사, 스타트업으로 나뉜다. 오프라인 유통사는 GS리테일(심플리쿡)이 대표적이다. 제조사는 한국야쿠르트(잇츠온), 동원홈푸드(맘스키트 등)가 양분하고 있고, 스타트업은 프레시지와 닥터키친 등이 있다. 국내 밀키트 시장의 시작은 스타트업 프레시지이다. 최현석, 오세득 등 국내 유명 셰프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이며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유통사와 제조사, 스타트업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사의 경우 제조사와 맞먹는 품질 경쟁력을 갖췄고, 제조사는 택배사와 손잡고 물류 경쟁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밀키트 시장은 400억원대 규모로 예상되고, 향후 5년 내 7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자영업자에게 밀키트는 위기인가


외식업계에 이런 집밥열풍이 부는 것은 위기로 보여질 수 있다. 따져보면 결국 외식과 같은 개념이지만, 궁극적으로 수요를 충족시키는 업체는 자영업자가 아니다. 배달은 자영업자에게 고객을 만날 장을 제공해주지만, 밀키트 시장은 오히려 기회를 줄이는 것이다.

/자료=신세계 이마트


하지만 밀키트 시장이 완전히 자영업자와 거리를 두는 사업은 아니다. 이마트는 유명 맛집과 손잡고 안방에서도 손쉽게 미식 체험이 가능한 ‘피코크 고수의 맛집 밀키트’ 신상품을 출시했다. 의정부의 명물로 자리잡은 부대찌개 골목의 원조인 60년 전통 노포 ‘오뎅식당’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냉장 밀키트 상품. 정통 사천요리 전문점 ‘시추안하우스’의 대표메뉴 ‘마라소고기전골’과 가로수길의 터줏대감 ‘유노추보’의 대표 메뉴인 ‘차돌우동’ 등이 밀키트 제품으로 개발되었다. 이처럼 사실 찾아보지 않으면 몰랐을 가게들의 메뉴가 기업체의 손을 잡고 넓은 소비자 층에게 인지된다. 동네 맛집에서 전국구 맛집이 되는 발판의 기회가 된다.

결국 동네 수준에서 맛집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음식점의 업주라면 밀키트 시장은 기회로 여길 필요가 있다. 유명 맛집의 타이틀을 공인받고 대기업의 시스템과 협업할 수 있어서 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하기에 최적이다. 오히려 밀키트는 프랜차이즈 업장들을 경계하는 역할을 한다. 특정 지역에서 소문난 가게이지만, 경제적 한계, 정보력 부족 등 현실적 여건으로 프랜차이즈화 시도를 하지 못한 업주라면 이들과 협업하는 것도 한 가지의 방법일 것이다.

밀키트 시장의 한계도 존재한다. 1~2인 가구 중 요리를 즐기는 수요는 제한적이다. 배달 시장의 최대 장점이 요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며, 소비자들이 가장 편리함을 느끼는 부분이다. 또한 밀키트는 가공식품 대비 단가가 높아 가격 경쟁력이 약하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조리할 필요도 없고, 갓 만든 맛있는 요리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가진다.

이처럼 결국 어떤 트렌드들이 새롭게 열풍으로 불어와도 자영업자들이 뚝심을 지키고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는 있다. 이에 더해 최고의 경우는 이러한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열풍을 활용하는 것이다. 단순히 위기라고만 생각하고 의욕을 상실하기 보단, 요즘 손님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들에 비해 자영업자는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최대 강점이 있다.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한발짝 앞서 심리를 읽어낸다면 왜 이런 서비스들이 인기를 끄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흐름을 이용하여 더 많은 고객의 만족을 이끄는 업장으로 만드리라 기대한다.

/손예림 썸데이 기자단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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