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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방천 에셋플러스운용 회장 "좋은 주식 지금도 충분히 싸다"

[요동치는 시장...위기를 보는 두 시선]

공포 퍼질 때 다가서야 수익 가능

2008년 금융위기도 1년만에 회복

유보된 소비, 폭발적 증가할 수도


“펀드나 주식에서 투자자들이 고통받는 이유는 항상 시장이 올랐을 때 사기 때문입니다. 이번에야말로 한번 반대로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강방천(사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1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가치투자의 대가’라는 별명답게 역발상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증시가 급락한 지난 9일 10년 만에 처음으로 투자자들에게 편지를 써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이번에 투자업에 나선 후 세 번째 폭락장을 맞았다. 처음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두 번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강 회장은 “이번에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회장은 2008년 ‘경기침체가 3년, 5년 간다’ ‘코스피지수가 500포인트까지 내려간다’는 말이 횡행하며 공포가 컸다고 떠올렸다. 그는 “하락장에서는 공포가 공포를 부르고, 상승장에서는 흥분이 흥분을 부른다”면서 “시장이 오를 때 냉정하고 공포스러울 때 다가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펀드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고통받는 이유는 올랐을 때 사고, 내렸을 때 팔기 때문”이라며 “고통의 시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므로 이번이야말로 반대로 한번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금융위기 때에도 시장이 원상 복구되는 데 채 1년이 안 걸렸음을 상기시켰다.

금융자산이 장기적으로 언젠가는 반등하겠지만 당분간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바닥을 알 수 있는 사람이면 그때 사면 되지만 난 언제가 바닥인지 모른다”며 “다만 지금 확신하는 것은 좋은 기업들의 주가가 충분히 싸졌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투자의 제1원칙은 ‘좋은 기업을 싸게 사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좋은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많이 하락했다. 1998년·2008년, 그리고 2020년 하락의 원인은 모두 다르지만 위기를 관통하는 투자의 원칙은 좋은 기업을 싸게 사서 함께하는 것이다. 그러면 고통의 시간이 지난 후 수익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좋은 기업의 조건에 대해서는 가속화될 온라인 사회에서 수혜를 보거나, 전통산업에서도 우수한 재무구조와 경쟁력 있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꼽았다. 강 회장은 “시험이 어려워야 우등생을 골라낼 수 있다”며 “경제여건이 힘들 때 부실기업들이 구조조정되고, 좋은 기업들이 살아남아 향후 시장의 지배력을 강고히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바이러스 사태로 온라인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미국의 테크기업들은 향후 호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기존 업종 중에서도 비교열위인 기업이 퇴출되면 1등 기업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수많은 여행업체·호텔이 도산하고 있지만 과연 여행이 없어지겠느냐”면서 “인간의 삶을 지탱해주는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소비가 일시적으로는 줄겠지만 앞으로 유보된 소비는 폭발적으로 나타날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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