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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영상콘텐츠제작 외길, “퇴직 후엔 사라져가는 지역 메타버스로 구현하고 싶어”

■ 황승헌 다빈치커뮤니케이션 대표

고등학교시절 사진관 아르바이트로 사진과 인연 시작

군대 제대 후 영상콘텐츠제작 배워 일 시작, 이후 지인과 창업

영상제작으로 시작해 라이브커머스 등 사업 다각화 해

코로나19로 어려움있었지만, 매출 꾸준히 증가…내년 매출 100억원 목표

사진=정혜선


“위기때 마다 새로운 도전을 했더니 길이 열리더라.”

29여 년간 다빈치커뮤니케이션을 운영해온 황승헌 대표가 한 말이다. 고등학교 때 사진관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맺은 사진과의 인연은 창업으로 이어졌고 평생의 일이 됐다. 황 대표가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동안 IMF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지만,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그때마다 자신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며 위기를 이겨냈다. 때로는 더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기도 했다. 한번은 대기업의 지방 공장이 지어지는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일을 맡게 됐는데, 그 분야의 수주 확대를 위해 A4용지 한 장에 자기소개를 넣어 모든 건설사에 DM 발송을 했다. 그 결과 여러 건설사에서 연락이 와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다. 그는 “멈추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면 안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오는 2024년 설립 30주년을 맞이해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있는 다빈치커뮤니케이션의 황승헌 대표를 만나봤다.

- 만나서 반갑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나는 다빈치커뮤니케이션을 운영하는 황승헌입니다.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에서 태어나 군대 제대 후 상경해 창업한 뒤 29여년간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 인생을 한 줄로 요약해준 느낌이다. 방금 다빈치커뮤니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는데, 회사에 대한 소개도 해달라.

“다빈치커뮤니케이션은 영상콘텐츠제작으로 시작해 지금은 홍보, 라이브 커머스, 미디어 아트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 영상콘텐츠제작 관련 일을 하다 회사를 설립한건가.

“그렇다. 사진과 인연을 맺은 건 고등학교 재학시절 방학 때마다 사진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다. 그때부터 사진이 좋았다. 군대에서도 사진병으로 근무하게 돼 ‘사진과 인연이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제대 후 상경해 영상콘텐츠제작을 배운 후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2년 정도 일을 하다 지인과 다빈치커뮤니케이션의 전신인 진산기획을 설립하게 됐다.”

- 시작은 사진이었는데, 영상콘텐츠제작을 배운 이유가 있나.

“당시 올림픽이 끝나고 막 비디오 시대가 열렸다. 사회적으로 영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영상제작을 배웠다.”

- 지금도 유튜브나 라이브커머스 등 영상이 너무 중요하지 않나. 그때 영상을 배운 게 신의 한 수였던 듯하다.

“맞다. 지금도 영상을 배우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무슨 일이든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남듯이 영상을 배운 게 다행이면서도 당시 기획을 배웠다면 회사 성장에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사진=정혜선


- 30년 가까이 기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크고 작은 위기들이 있었다. 그 위기들 속에서도 제일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IMF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일이 없다 보니 두 명 정도 있던 직원이 그만둬 혼자서 일을 했다. 한번은 차에 촬영 장비를 싣고 현장으로 가다 졸음운전을 해 사고를 당했다. 차는 전복됐는데.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 차를 수리센터에 맡기고는 다시 회사로 와 다른 차를 몰고 현장에 가서 일을 마친 기억이 있다. 그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 같다. 위기를 겪을 때마다 이겨내는 나름의 방법이 있나.

“해결이 어려운 일에 직면하게 되면 포기하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본다. 그러다 보면 어떤 힘든 일도 해결한 방법이 보이더라.”

- 회사를 직접 운영하고 있어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인생 2막이 시작됐을 것 같은데, 어떤가.

“맞다.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서라기보다는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약간의 변화를 줬다.”

- 뭔지 궁금하다.

“특정 계기로 개명을 했다. 그러면서 사명을 지금의 다빈치커뮤니케이션으로 바꿨다. 그래서 2020년 7월 1일 이전의 나와 이후의 나로 나눌 수 있다. 그때가 54세였으니까, 이름을 바꾸면서 인생 2막이 시작됐다고 봐도 무관하지 않겠나(웃음).”

- 다빈치커뮤니케이션이 좋은 일도 많이 하더라.

“오랜 기간 회사를 운영하면서 사회에 진정성 있는 봉사를 해보자는 생각을 할 때쯤 우연한 계기로 청소년 범죄예방위원을 제안받았다. 그렇게 시작된 청소년 범죄예방위원을 올해로 10년째 하고 있다. 그리고 소소하게 학교와 결연을 통해 장학금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앞으로 기회를 만들어 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려 한다.”

- 올해가 다 지나가고 있다. 벌써 신년 계획을 세웠을 것 같은데.

“맞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도 있지만, 다행히 직원들이 열심히 해줘 꾸준히 매출이 신장하고 있다. 올해도 좋은 성과를 냈지만, 애초 목표로 세웠던 것보다는 부족함이 있다. 내년에는 좀 무리한 목표일 수 있지만 100억원 매출을 내보려 한다. 영상제작자로서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다는 것은 업계 특성상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 큰 목표를 세운만큼 내년에도 바쁜 한해를 보낼 듯하다. 그런 와중에 노후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따로 노후준비를 하는 게 없다. 지금은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잘 일궈내 안정적인 회사를 만드는 게 바로 노후준비라고 생각하고 있다(웃음).”

- 영상콘텐츠제작이라는 외길을 30년 가까이 걸어왔는데, 퇴직 후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내 고향이 강원도 영월 상동읍인데, 인구가 1,000명이 조금 넘는다. 그나마 있는 분들도 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다. 갈 때마다 고향이 사라져가는 게 느껴져 안타깝다. 이렇게 사라져 가는 지역이 150곳이 넘는다고 하더라. 첫 번째로 이렇게 향수가 묻어나는 지역을 메타버스로 구현해보고 싶다.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메타버스에 내가 기억하는 고향의 그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 좋은 생각이다. 많은 분이 고향이 사라져가는 것을 아쉬워하더라.

“맞다. 더 나아가 인구소멸도시로 지정된 곳에 찾아가 그 지역의 특화상품이나 향수가 묻어나는 상품을 라이브커머스로 소개하고 싶다. 이런 일들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을 돕고 그 지역의 경력단절여성이나 퇴직한 중장년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부터 소소하게 진행하고 있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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