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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헬스DNA··· ‘꼰대짓’은 금물이죠”

70세 '몸짱' 헬스 트레이너 강철진 씨

교사 퇴직 후 23년간 운동 매달려

일·수요일 외 하루 2시간 몸 단련

노인 쉽게 따라하는 동영상 제작도

'꾸준하게 부상 없이' 최우선 원칙

타인 물어보지 않는 한 조언 안해

70세 헬스 트레이너 강철진 씨가 50㎏짜리 역기로 팔 근육 단련 운동을 하고 있다. 강 씨는 헬스 관련 동영상 100여 개를 만들어 공개하는 등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완벽한 역삼각형의 몸매에 잔뜩 성이 난 근육, 50㎏ 바벨을 작대기 하나 들어 올리듯 가볍게 갖고 노는 팔뚝, 전혀 흔들림 없이 진행되는 플랭크 자세, 20~30대도 부러워할 몸매. 고희(古稀)에 접어든 헬스 트레이너이자 시니어 유튜버 강철진 씨다.

10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헬스클럽에서 만난 강 씨는 23년간 헬스장에서 살아온 시니어 헬스 트레이너다. 처음부터 헬스가 좋아서 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원래 학생 가르치는 것밖에 몰랐던 수학 교사였다. 5년은 중학교에서, 30년은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종일 학생을 가르치는 일만 하다 보니 몸이 점점 불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퇴직을 얼마 남기지 않았을 때로 어느 날 외출하기 위해 옷을 찾다가 몸에 맞는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몸무게는 이미 90㎏까지 늘어난 상태였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미친 듯이 달리기를 해 8㎏을 뺐지만 며칠 지나니 도루묵이었다. 그는 “이렇게 해서는 아무 소용 없겠다 생각하고 빨래판 복근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며 “이후 보디빌딩 대회를 일곱 번 출전해 최고령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그의 체중은 퇴직 당시보다 26㎏이나 줄어든 74㎏에 멈춰 있다.

강 씨에게 운동은 건강 그 이상이다. 지금은 100세 시대다.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도 최소 40년 이상은 다른 일이나 취미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몸이 아프거나 힘이 달리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는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고통스러운 나날일 수밖에 없다”며 “중요한 것은 즐겁게 100세까지 사는 것이며 그 중심에 운동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70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몸매를 가진 강철진 씨.


운동은 하루 2시간씩 사흘간 신체 부위별로 순환해 진행한다. 무리하지 않기 위해 일요일과 수요일은 반드시 쉰다. 왜 꼭 이날일까. 그의 대답은 단순했다. ‘일주일의 중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근육을 풀어주기 위한 시간을 갖는다는 의미다.

시니어에게 당부하는 것이 있다. 일단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핑계 대지 말고, 운동은 하루를 짧게 하지만 인생을 길게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헬스장 문턱을 넘는 첫 번째 단계다. 헬스장에 들어가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살을 빼고 근육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관절·중량·자세에 주의해야 한다. 강 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을 습관화하는 것이고 그다음이 부상을 방지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헬스 DNA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게는 철칙이 있다. 누가 물어보지 않는 한 절대로 운동하는 데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꼰대 짓’을 안 한다는 것이다. 정 조언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그 사람과 친한 다른 사람을 통해 전달한다. 자칫 상대방이 받을 수 있는 마음의 상처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강 씨는 “하루는 젊은 여성이 헬스장에 왔는데 운동하는 것을 보니 도저히 살을 빼기 힘들 것 같더라”며 “그 여성과 친한 아주머니를 통해 운동 방법을 바꿔보라는 말을 전했다”고 부연했다.

강철진 헬스 트레이너가 발끝과 팔 앞부분을 이용해 상체와 하체를 일직선으로 유지하는 플랭크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는 이 분야에서 나름 이름을 알린 유튜버다. 2019년 유튜버로 활동을 시작한 후 올린 동영상은 지금까지 104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모두 혼자의 힘으로 만들었다. 구독사 수는 약 2300명이다. 헬스 관련 동영상이 넘쳐나고 시작한 지 3년밖에 안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출발은 시니어들이 잘못된 운동 방법을 배우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이었다. 60세 이상 시니어들은 헬스장을 찾으면 쑥스러움에 전문적으로 배우기보다 어깨너머로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이 경우 잘못된 운동이 확대재생산될 수밖에 없다”며 “정확한 운동 방법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초점은 어르신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하기. 신체 부위별로 여섯 가지 색깔의 조끼를 만들었다. 다리 운동을 할 때는 빨간색, 어깨 운동은 하늘색, 팔 운동은 노란색을 입는 식이다. 강 씨는 “시니어들이 운동을 할 때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어떤 운동을 하면 어느 부위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며 “색색의 조끼를 입고 운동 기구를 다루면 이 모든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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