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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일자리 통해 보람 느끼고 싶다면 능동적으로 일해야”

[라이프점프×서울시50플러스재단] 50+보람일자리_1편 ‘작은도서관지원단’ 박용환 씨

2020년 9월부터 3년째 작은도서관지원단으로 활동

3년 동안 책 소개 단 한 번도 쉰 적 없어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50플러스세대의 경험과 지혜를 활용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보람일자리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보람일자리사업은 장년층 사회공헌형 일자리 사업으로, 50대 이상 장년층이 주된 일자리를 퇴직한 후에도 역량과 경험을 살려 지속적인 사회참여를 통해 안정된 인생 2막을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데 목적이 있다. 라이프점프에서는 보람일자리에 참여해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발휘하며 활기찬 인생 2막을 사는 보람일자리 참여자 3인을 만났다.

▶글 싣는 순서

‘작은도서관지원단’ 박용환 씨

‘50플러스컨설턴트’ 조연희 씨

‘장애인자립생활센터지원단’ 이강환 씨

사진=정혜선


“할 게 너무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시니어 N잡러’ 박용환 씨는 3년째 보람일자리에 참여해 작은도서관지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 박 씨가 하는 일 중 하나는 책을 소개하는 일이다. 매주 월요일에는 신간 소개, 수요일에는 도서관에 있는 책 중 주제를 선정해 책 소개, 금요일에는 책에서 본 좋은 글귀를 소개한다. “여기서 일하는 동안 한 번도 신간 소개를 쉰 적이 없다”고 말하는 박 씨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묻어있다.

박 씨는 보람일자리를 통해 말 그대로 보람을 느끼려면 수동적이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찾아서 일하다 보면 그 속에서 보람이 피어오른다는 것이다. 그런 박 씨가 보람일자리로 일할 수 있는 건 올해까지만이다. 보람일자리가 만 50세 이상 67세 이하로 나이 제한을 두고 있어, 올해 67세인 그는 이제 지원이 어렵다. 그래도 N잡러로서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금도 조깅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타임뱅크(타인과 공공을 위한 개인의 모든 노동 행위를 1시간이라는 동일한 단위로 환산해 주고받는 것) 운동에도 참여 중이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나는 1955년생으로 베이비붐세대의 맏형이다. 한 15년 전부터 N잡러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은 보람일자리를 통해 작은도서관지원단으로 일하고 있는 박용환이다.”

- 보람일자리를 통해 작은도서관지원단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는데, 보람일자리가 뭔가.

“중년들이 지금까지 쌓은 경력과 경험을 사회에 공헌하는데 쓸 수 있도록 하는 일자리가 보람일자리다.”

-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하는 보람일자리는 어떻게 알게 됐나.

“현재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그중에 이런 정보를 공유하는 모임도 있다. 그 모임을 통해 보람일자리 중 작은도서관지원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교수로 가르치는 일도 했었고, 독서지도사로 활동한 적이 있어 나에게 딱 맞는 일이라고 생각해 지원했다.”

- ‘작은도서관지원단’이라는 명칭이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는 듯하다. 작은도서관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작은도서관의 위치를 보면 알겠지만, 이곳이 꼭 도서관의 역할만 하는 곳이 아니다. 마을공동체로써 공동육아 등의 역할도 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종이접기, 외국어 수업 등 마을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다.”

- 요즘처럼 공동육아가 필요한 시기에 꼭 필요한 곳 같은데, 이곳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작원도서관지원단은 한 달에 57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이곳에 네 명의 지원단이 있는데, 이들과 한 달 계획을 짠다. 나는 주로 책을 소개하는 일을 한다. 월요일에는 신간, 수요일에는 도서관에 있는 책 중 주제를 정해 소개한다. 지난달에는 영화화된 책을 소개했다. 금요일에는 책에서 본 좋은 글귀를 소개한다.”

사진=정혜선


- 올해로 3년째 작은도서관지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적이 있다면.

“2020년 9월에 처음 이일을 시작했으니, 정말 3년째다. 그냥 이곳에 오는 순간부터 보람을 느낀다. 이곳에 출근하는 날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다(웃음). 3년 동안 근무하면서 단 한 번도 책 소개를 빼먹은 적이 없다. 그런 게 나의 자부심이다.”

- 이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 지가 얼굴에 다 드러난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계속할 예정인가.

“보람일자리는 만 67세까지만 지원이 가능하다. 내가 1955년생이니까 지금이 딱 만 67세라 내년부터는 보람일자리지원이 어렵다.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서 계속 일할 생각이다. 만약 이곳에서 일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찾아 계속해 나갈 것이다.”

- 보람일자리 참여를 고려 중인 중장년들에게 조언해준다면.

“보람일자리를 통해 보람을 느끼려면 능동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주어진 일, 누가 시키는 일만 해서는 보람을 느끼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작은도서관도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다. 여기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지, 나의 역량을 어느 정도 발휘할지는 본인 스스로 정하는 거다.”

- 다양한 활동을 하며 건강한 인생 2막을 살고 있는데,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40년 동안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트레칭을 30분 정도 한다. 하지 않던 운동을 갑자기 하면 아프고 고통이 오지만, 매일 반복하면 그런게 없다. 중장년들에게 아침 운동을 하나의 의식처럼 매일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그렇게 한 덕분에 최근 10년 동안 병원에 간 적이 없다.”

- 인생 2막에 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 더 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런 활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게 있나.

“내 인생 철학이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자’이다. 인생 1막엔 사회활동을 하면서 지구이 도움을 받았다면, 인생 2막엔 지구에 폐 끼치지 않고 사회에 도움되는 일을 하다 먼지처럼 가고 싶다. 그게 나의 바람이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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