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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의 동업은 이들처럼" 쉰 넘어 시작한 창업이 두렵지 않은 이유

사업가 친구가 주연 맡고, 대학교수 친구가 조연 맡아 시작한 중년창업

입시사교육 시장 타깃 통합입시솔루션 서비스 런칭 앞둔 스페셜티

학부모·학생·강사 모두에게 수강편의성, 정보투명성 높이는 것이 목표

통합입시솔루션 서비스기업 ‘스페셜티’의 나오철(왼쪽) 대표와 장지웅 최고기술경영자. 나 대표는 삼성전자를 나와 유통사업을 영위하다 스페셜티를 창업했다. 초등학교 동창인 장 CTO는 현직 대학교수로 스페셜티의 솔루션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창업은 외롭고 위험한 여정이다. 제 아무리 주된 일터에서 업무역량을 쌓고, 나름 탄탄한 자본금을 손에 쥐고 시작하는 중년 창업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중압감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서 선택하는 카드 중 하나가 친구와의 동업.

과연 옳은 선택일까?

한 금융회사가 자사 블로그에 올린 <친구와 동업하면 생기는 일>이란 글을 보면 동업자 선택 시 지켜야 할 수칙 다섯 가지가 나열돼 있다. 여기엔 ‘돈도 우정도 잃는다는 친구와의 동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란 부제가 달려 있다.

통합입시솔루션 서비스 기업을 지향하는 스페셜티의 나오철, 장지웅 공동창업자는 이 수칙에 부합하는 친구와의 동업 사례다. 아직 서비스 출시도 하기 전이지만 마음만큼은 청춘인 두 중년 창업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라이프점프가 그들을 만났다.


동업 수칙 1. 서로의 부족한 점을 상호보완할 수 있는가


-만나서 반갑다. 라이프점프는 중장년 라이프스타일 전문매체를 표방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은 중장년의 일이다. 뒤늦게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다. 자기 소개 부탁한다.

“(나오철) 통합학원 플랫폼 서비스기업 스페셜티의 나오철이다. 내 옆에 이 분은 공동창업자이자 CTO(최고기술경영자)를 맡고 있는 장지웅이다.”



-어떤 일을 하시다가 창업을 하게 됐는지.

“(나오철) 삼성전자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미국에 MBA 유학을 갔다. 공부를 마치고 현지에서 우연찮게 골프용품 유통사업의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에 들어와 사업을 시작했다. 유통사업을 마무리하고 다시 도전하는 것이 스페셜티이다.”

-CTO께서는?

“(장지웅) 아직도 현역이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공부 마치고 지금까지 계속 교수생활 해오고 있다. 나 대표와는 초등학교 동창인데 창업과정에서 역할을 찾아서 함께 일하고 있다. 최근에 방학이라 여기 사무실로 출근해 서비스 개발 중이다.”

-한 사람은 아이디어부터 사업기획을 맡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실무(IT 개발)를 맡은 셈인데 역할분담이 잘 돼 있는 것 같다.

“(장지웅) 재직 중인 대학 자체가 산학협력을 강조하는 곳이다. 창업과정에 조력자로 참여한 적이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다. 창업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오랜 친구가 새 출발한다고 하니깐 ‘스파크’가 팍 튀긴 거지 뭐. 확실한 것은 이번 프로젝트에 가장 열정적이라는 점이다. (하하)”


동업 수칙 2. 해당 사업에 대한 경험이나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창업계기가 궁금하다.

“(나오철) 알다시피 우리나라 교육열이 세계 최고 수준 아닌가. 사교육 1번지가 대치동이고. 대치동 길거리를 걷다가 목격한 장면이 뇌리에 깊이 박혔다. 학부모하고 학생이 뒤섞인 긴 줄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깐 수강신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던 거였다. I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저런 일이 생길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났는데 알고 보니 입시학원 시장엔 아직 제대로된 온라인 서비스가 없기 때문이더라. ‘입시학원들을 대상으로 한 통합 결제 플랫폼을 만들면 되겠구나’, 싶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그러고 보니 신기하다. 이유가 뭘까.

“(장지웅) 우리 아이들이 모두 대치동 학원을 다녔다. 아이들도 이유는 모르겠다 하더라. 추측하건대 일종의 ‘전시효과’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1타 강사’ 수업을 듣기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 같은 거랄까. 대기줄이 길면 뭔가 대단한 것이 있을 거 같잖나. (하하) 영문이야 어찌 됐든 우리가 주목한 것은 수강신청부터 결제까지 현재 불편한 요소들을 편리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우리 둘 다 학부모로서 이 시장에 관심이 많고 편리함을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데도 전문성이 있으니 이 창업은 충분히 해볼 만 하다고 판단했다.”


동업 수칙 3. 사업에 필요한 금전적인 자원이나 인맥을 갖추고 있는가


-중년의 창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가족의 응원’이 아닌 (하하), ‘가족의 반대’다. 창업의 불확실성도 문제지만 그 과정에서 소요되는 자금, 시간 등은 더 큰 우려사항이지. 가족의 반대는 없었나.

“(나오철) 회사를 관둔 이후 계속 뭔가 새로운 것을 해왔기 때문에 나 스스로는 두려움이 별로 없었다. 호기심이 많게 태어난 것도 있고. 저의 경우 부모님의 응원이 되려 큰 힘이 됐다. 창업은 내가 했는데 관심은 부모님이 더 많으시다. 여든 넘은 부모님이 진행상황을 일일이 체크하실 정도인데 그게 앞으로 나아가는 힘의 원천이다.”



-창업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나 대표에게 부모님 말고도 친구이자 동업자인 장 교수의 존재는 큰 힘이 될 것 같다. 기술적 부문을 전적으로 의지할 수 있으니까.

"(장지웅) 그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기본적으로 서포터이자 조력자다. 스페셜티의 주인공은 나 대표다. 나는 학교에 본업이 있잖나. 더욱이 현재 창업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IT 개발관련 전문가니까.

여러 번 창업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깨달은 게 있다. 나 같은 조력자들은 어느 정도 방관자로 비춰질 여지가 있다. 왜냐하면 리스크는 온전히 주인공이 지는 거니깐. 그런데 이 과정을 여러 번 거치니깐 창업 생태계 이해도가 높아지고 조력자가 해야 할 역할을 분명히 알게 됐다. 더욱 다행스러운 점은 스페셜티는 입시 사교육 시장에서 사업의 기회를 포착했는데 나 스스로가 교육하는 사람 아닌가. 보람을 갖고 ‘한번 제대로 하자’란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동업 수칙 4. 사업에 임하는 각오가 어느 정도인가.




-조심스러운 질문인데 창업에 임하는 자세가 생계형인지, 아니면 자아실현인지.

“(나오철) 맞벌이 부부로 살고 있는데 아내는 아직 삼성전자에 다닌다. 솔직히 말해서 큰 돈을 좇기 위해서 창업은 한 건 아니다. 성격상 해 보고 싶은 건 하고 살아야 하는데, 다행히 아내가 받아줘서 시작하게 됐다. 누가 그러더라. 나이 쉰 살이 넘었는데 이제 인생정리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 왜 하필 힘든 길을 걷냐고. 내 생각은 다르다. 난 아직 인생 절반도 못 살았다고 생각한다. 여든 넘은 노모가 비타민도 안 챙겨드시는데 정정하신 시대다. 우리 세대는 더 건강히 오래 살겠지. 나이 일흔도 은퇴가 이른 시대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고 성공한다 한들 쉬는 일은 없을 거다. 할 일을 찾아서 계속 무엇이라도 시도하는 인생을 사는 게 목표다.”

-‘앞으로도 쉬는 일은 없을 것이다’란 각오가 다부져 보인다. 지금 개발 중인 서비스 목표도 높이 설정했을 것 같다.

“(장지웅)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는 통합입시솔루션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름은 ‘에픽(Epick)’으로 정했다. 에픽은 투명하고 정직한 학원, 강좌, 입시 컨설팅, 합격전략 정보서비스를 통해 학생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서 언제. 어디서든지 여러 강좌를 자신의 스케쥴에 맞춰 수강등록-예약-일괄결제까지 모바일에서 이뤄지게 만들 계획이다.”

-플랫폼 서비스는 내부에 데이터가 쌓일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데이터량이 많아지면 더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할 것 같다.

“(장지웅) 정확한 지적이다. 사실 내가 받은 석박사 학위가 데이터 베이스와 관련돼 있다. 플랫폼은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고 그 안에서 거래가 이뤄지면 데이터가 누적된다. 입시학원생들의 공부패턴이나 수강 프로세스 등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량을 확보하면 입시성공을 위한 지금까지 없었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동업수칙 5. 역지사지가 가능한 인성인가




-직업특성 상 다양한 창업사례를 취재했다. 옛말 그대로 친구끼리는 창업하지 말라는 토로를 많이 들었는데. 두 분은 어떠신가. 창업 과정에서 다툼 같은 것은 없었나.

“(장지웅) 아까도 말씀 드렸는데, 이 프로젝트는 주인공과 조력자가 분명하게 나뉘어 있다. 나는 조력자로서 나의 역할을 다할 뿐이다. 나는 교육자로서의 자부심과 긍지가 있다. 돈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나 대표하고 나하고 지분 차이는 많이 나는데 (하하) 사심도 없고 불만도 없다. 이 정도면 정답 아닌가.”

-마지막으로 포부 한 말씀 부탁한다.

“(나오철) 상반기 중으로 에픽 서비스를 출시하겠다. 에픽을 통해 우리가 추가하는 것은 공정교육의 가치다. 사교육 시장은 타 강사 비방 같은 잡음이 많은 편인데 플랫폼 사용자가 많아지면 강의 신청 및 수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 여기에 학원까지 보다 투명화된 정보 서비스가 주어지게끔 환경을 조성하겠다.”
박해욱 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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