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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만 개 위험물질 손바닥 안에··· 자타 공인 국내 안전 관리 '최고봉'

[대한민국 명장을 찾아서] 류종우 현대에너지텍 대표

28년 동안 에쓰오일서 촉매 등 연구

2015년 위험물 관리 명장 반열에

저서 '위험물질론'은 대학 교재로

"정부, 중기 안전 관리 지원 나서야"

위험물 관리 분야에서 처음으로 대한민국 명장 타이틀을 획득한 류종우 현대에너지텍 대표가 4일 부산 부경대 연구실에서 화학물질을 섞는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송영규 선임기자


4만 5,000여 종류에 달하는 위험 물질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진 국내 안전 관리 분야 1인자, 고용노동부 직업능력개발훈련 사업 심사평가위원, 울산광역시 최고장인 심사위원….

이 모든 수식어는 오직 한 사람에게만 주어진 것들이다. 주인공은 대한민국 명장 604호이자 위험물 안전 관리 직종 최초의 명장인 류종우(사진) 현대에너지텍 대표다.

지난 2015년 대한민국 명장 반열에 오른 류 대표는 국내 안전 관리 분야에서 자타 공인 일인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가 위험물 관리 분야에 처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83년 해군에 입대하면서부터다.

류 대표는 4일 부산 부경대 연구실에서 서울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해군 구축함에서 근무할 때 한 부사관이 위험물 관리 관련 자격증 공부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조언했다”며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화학공학이 너무 좋아 그 분야만 공부했기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술회했다. 류 대표의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제대 후에는 대학에서 학사는 물론 석·박사 학위까지 화학공학으로 받았다.

본격적인 위험물 관리는 1992년 에쓰오일에 입사한 후. 지난해 퇴사할 때까지 28년간 기술연구소 촉매연구팀에 근무하면서 석유화학과 촉매 연구에만 매달렸다. 촉매는 다른 물질의 화학반응 속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이 과정에서 위험물 기능장과 가스기능장·기술지도사 등을 취득하기도 했다. 당연히 위험물과 안전 관리의 달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화학물 등 위험물에 대한 안전사고가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도 류 대표다. 2014년 에쓰오일에서 대규모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그는 소방관보다 먼저 달려가 사고를 처리했다.

류 대표의 위험물 관리에 대한 열정은 관련 서적의 출간으로 이어졌다. 2009년에는 우리나라에 위험물 관리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위험물질론’을 발간했고 이후 이 책은 대학에서 교재로 채택됐다. 그는 “이전에도 위험물 관련 서적들이 많이 나왔지만 충분한 지식 없이 쓰다 보니 허점이 많았다”며 “위험물질론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놓은 것으로 조만간 영문판으로도 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종우 현대에너지텍 대표


석유화학 분야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2년 전 에쓰오일을 그만두고 ‘석유 무역’이라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뛰어든 그이지만 국내 위험물 관리의 열악한 현실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국내에서 위험물 안전 관리를 담당하는 인력은 1만 5,000명 이상이지만 이 중 10~15%만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류 대표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화학물과 같은 위험 물질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설비를 갖추지도, 안전 관리 인력에 대한 훈련도 못 시키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 기업들을 안전사고의 위험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많은 회사들이 위험물 관리를 일상 업무가 아닌 부차적 업무로 취급하고 있다”며 “우리 회사, 지역 주민,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포괄적 안전 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글·사진=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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