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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빛나던 시절' 7090 대중음악 재조명 시도 계속된다

한영애·김창기·안치환 등 콘서트·LP발매 등 ‘사운드 프로젝트’ 시작

KBS '새가수', SBS '아카이브K' 등 방송서 다양한 재조명 시도도

가수 김현철(왼쪽부터), 한영애, 김창기가 지난 26일 열린 ‘사운드 프로젝트’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사운드프렌즈


대중음악의 황금기가 언제였느냐 묻는 질문에 K팝 전성기인 현재를 꼽기도 하지만, 음악적 다양성이 꽃 피던 1990년대 초반까지의 시기를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흘러간 줄 알았던 그 시절 대중음악 거장들의 음악을 활발하게 재조명하며 성인 음악 소비자들을 겨냥한 ‘어덜트 컨템포러리’ 시장을 조성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영애, 김현철, 안치환, 김창기 등 빛나는 음악성을 보여 온 가수들이 스토리콘서트를 열고 LP를 재발매하는 등 활동에 기지개를 켰다. 대중음악플랫폼 사운드프렌즈가 준비하는 ‘사운드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김현철은 9월 1·2일, 한영애는 3·4일, 김창기는 5일, 안치환은 오는 11월 19~21일 각각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과거 발매 음반을 주제로 노래와 이야기를 곁들인 콘서트를 연다. 김현철을 제외한 세 사람은 과거의 명반도 LP로 다시 선보인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대중음악평론가 박준흠 사운드프렌즈 대표는 “70~90년대에 활동했던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동력을 받아서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고 취지를 전했다. 가수 한영애는 지난 26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거장, 스타는 어느 시대든 있지만 최근에는 다양성이 결여되면서 우리가 바라는 거장과 스타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기도 “삶의 의미를 담은 노랫말을 조금 더 조명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어덜트 컨템포러리’의 잠재 수요는 꾸준히 그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방송 중인 KBS 서바이벌 오디션 ‘우리가 사랑한 그 노래, 새가수’는 1970~1990년대에 발표된 명곡들을 젊은 세대 참가자들이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인다. 참가자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올 초 SBS와 대중음악 아카이빙 업체 11018이 함께 제작·방영한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도 그 중 하나다. 동아기획, 학전소극장 등을 통해 80~90년대에 활동한 음악인을 조명한 회차는 특히 반향이 컸다. 30~60대의 폭넓은 시청자들은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빛과소금 ‘샴푸의 요정’, 권진원 ‘살다보면’ 등의 영상이 올라온 소셜 미디어에 각자의 추억을 담은 소감을 잇따라 올렸다.

가수들의 움직임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김현철은 지난 6월 80년대 AOR(Album-Oriented Rock) 시티팝을 연상케 하는 정규 11집 ‘시티 브리즈 & 러브송’(City Breeze & Love Song)을 내놓아 활동 중이며, 장필순도 포크 음악에 기반을 둔 정규 앨범 ‘페트리코’(Petrichor)로 평단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권인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곡은 물론 다른 가수 곡의 커버 영상을 꾸준히 올리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7090 대중음악 거장들의 재조명과 귀환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이 시기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고 수요도 남아있지만 그간 음악이나 공연을 소비해야 할 이유를 정확하게 만들어내지 못했을 뿐”이라며 “영미권이나 일본만 해도 50~60대에 광범한 음악 소비층이 형성돼 있듯이 한국에도 그런 트렌드가 들어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수 한영애는 말한다. “유행가는 한 시대가 지났다고 끝이 아닙니다. 뮤지션이 계속 음악을 내고, 듣는 이들이 ‘2021년에도 이 노래를 듣고 싶다’고 (듣는) 훈련을 하면 (과거의 사운드에) 익숙해질 겁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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