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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병들 모두 없애주세요" 살던 집 팔아 기부한 할머니

한종섭씨, 고려대의료원에 5억

"사람들 즐겁게 살 수 있게 해 주길"

힌종섭(오른쪽) 씨가 지난 6일 서울 고려대 본관 1층 제1회의실에서 5억여 원의 의학 발전 기금을 전달한 후 정진택 총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고려대의료원


“사람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도록 나쁜 병들 모두 없애 주세요.”

구순(九旬)을 눈앞에 둔 지역 주민이 살던 집을 처분해 마련한 5억여 원을 의학 발전에 써 달라며 고려대의료원에 기부했다.

고려대의료원은 지난 6일 지역 주민인 한종섭(89) 씨가 의학 발전 기금으로 5억 65만 원을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한 씨는 1951년 1·4후퇴 당시 가족을 잃고 남으로 내려와 실 공장을 운영하며 자녀 6남매를 키웠다. 서울 안암동에서 자리를 잡은 후에는 지역 주민으로서 반평생 동안 고려대의료원과 인연을 맺어 왔다.

그는 오랫동안 결심해 왔던 기부를 실천하기 위해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안암동 건물도 기꺼이 처분했다. 한 씨는 “돈이 많아서, 여유가 있어서 기부한 것이 아니다”라며 “예전에 못 먹고 못살 때는 병보다 배고픈 게 더 무서웠지만 이제는 그런 세상이 아니기에 사람들이 마음 놓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나쁜 병들을 모두 없애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 씨의 기부금 전달은 고려대의료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어게인65’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이뤄졌다. 이 캠페인은 1937년 우석 김종익 선생이 병환으로 숨을 거두며 여자 의사를 양성하고자 남긴 65만 원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마련됐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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