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자영업, 우습게 보지 말자

[라이프점프] 정병철의 소신발업 (5)



종종 자영업 관련 강연 요청이 있을때면 강의 수락을 주저하게 된다. 청중은 자영업 성공의 노하우 또는 비책을 알고 싶어하지만 필자가 아는 한 그런 방법이란 없고 운 좋게 성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무언가가 비법을 원하는 청중을 만나는 게 꺼려지게 되는게 이유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강연 자리에서는 언제나 성공하는 방법이 아닌 망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있다. 성공은 아니더라도 망하지 않는 비법은 존재하니 말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자영업 성공의 방법은 누구도 알지 못한다. 다른 사업들도 유사하겠으나 특히 자영업은 너무도 많은 요인들에 의해 성공이 좌우되는 업종이다보니, 이미 성공한 전략과 전술을 똑같이 찍어낸다고 같은 결과가 나오는 시장은 아니다. 아이템, 상권, 고객 서비스, 가격, 원가, 품질 등 어느 하나의 요인에 의해 성공되는 것이 아닌 종합 예술에 가까운 업종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모든 요인의 관리를 사업주 홀로 고민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그 결정의 책임은 고스란히 혼자 짊어져야 하기에 자영업자는 늘 외롭다.

그럼에도 꼭 자영업을 시작해야 하는 예비 창업자분들이 계신다면 자영업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꼭 전하고 싶은 몇 마디가 있다.

첫째,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살아왔던, 입고 입던 옷을 빨리 벗어 버리자. 그간 자영업과 전혀 무관한 일을 하고 살아왔다면 명심해야 할 말이다. 자영업은 TV에서 보던 고상하게 사장님 소리나 들으며 계산대에 앉아 돈이나 세는 그런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하루 매출에 일희일비하며 살아가는게 자영업자들의 삶이고 지금은 철저히 고객의 눈높이에 서비스를 맞추고 충성하는 자세로 사업에 임해야만 한다. 2년전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지냈던 자영업자분들 만난적이 있다. 시작 단계에서는 철저한 원가계산부터 수익 시뮬레이션까지 면밀하게 준비하는 것까진 좋았으나, 실제 운영 단계에 접어드니 행동이 앞서는 것보다는 특유의 지시 본능과 논리적 사고만을 따지시더니 결국엔 짧은 기간에 폐업에 이르렀다. 그 분은 자영업자가 아닌 여전히 대기업 임원이셨다.

둘째, 절대 자영업을 우습게 보지 말자. 주변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그게 내 이야기가 될 거라는 착각은 하지 말자. 자영업은 고객의 입장에서 편히 음식 주문하고 서비스 받으며 음식과 서비스를 평가하던 시절과는 아주 거리가 먼 고민거리가 많은 업종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여러 function(조직)들이 존재하고, 그 조직간의 체계적인 업무 분담과 연계로 원활한 성과를 내는 “집단”이다. 가령 자동차 회사를 예를 들자면 R&D, 마케팅, 영업, 구매, 생산, 품질관리, A/S, 재무, 인사 등의 업무를 분업화된 전문 인력들이 수행한다고 치면, 자영업은 어떠한가? 메뉴 레시피 개발, 마케팅, 음식 제조, 서비스, 인사/재무까지 모든 과정을 자영업자 홀로 감당해내야 하기에 자영업자는 슈퍼맨이 되어야한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홍보만 잘되고 입소문 나면 되겠지란 안일한 생각과 준비는 쓰라린 실패의 지름길이다. 자영업은 결코 만만한 사업도 아니고,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지만 누구나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업종이 절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흔히 “안되면 치킨집이나 하지 뭐” 라고 쉽게 말하지만 치킨집을 해보면 그런 말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욕심을 버리고 시작하자. 나는 꼭 자영업으로 큰 돈을 벌어 성공해야지라는 마인드가 아닌 절대 망하게 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자영업에 임한다면 성공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정병철 마이샵온샵 대표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
< 저작권자 ⓒ 라이프점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

팝업창 닫기